락앤락1 비닐봉지째 욱여넣은 야채실과의 절교 : 냉장고 속 식재료 심폐소생술과 세로 수납의 미학 주말 오후, 장바구니 가득 싱싱한 대파와 방울토마토, 알록달록한 파프리카를 담아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풍요로운 온기를 안겨줍니다. 오늘 저녁 정갈한 상차림을 차려내리라 다짐하며 현관을 들어서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벌어지곤 하지요. 식재료를 하나하나 손질하는 과정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마트에서 담아 온 검은 비닐봉지와 투명 랩째 냉장고 야채실 깊숙한 곳으로 욱여넣는 타협을 시도하곤 하기 때문입니다.비닐 속으로 밀려난 식재료들은 냉장고 문이 닫히는 순간 어둠 속으로 차갑게 잊혀 가곤 합니다. 일주일 뒤 서랍을 열었을 때 마주하는 것은 싱싱한 야채가 아닌, 갇힌 습기에 짓물러버린 대파와 형체를 잃은 파프리카의 서글픈 자태뿐이지요. 장 봐온 비닐을 털어내고 밀폐용기와 세로 수납의 질서를 부여하는 손길은, 식재료.. 2026. 9.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