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효용기1 시간의 그릇을 찾아서: 유리와 도자기, 발효의 품격을 결정짓는 미학적 선택 창가 너머로 비스듬히 드리운 오후의 햇살이 유난히 다정하게 느껴지는 오늘, 저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곁에 두고 정갈하게 정돈된 주방 조리대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 위에는 수많은 계절을 나와 함께 지나온, 내가 유독 애정하는 투명한 유리병들과 묵직한 도자기 단지들이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병의 투명함과, 빛을 조용히 머금은 도자기의 고요한 감촉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훈훈해지곤 하지요.몇 년 전, 처음 발효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저는 그저 어떤 재료를 넣고 어떤 양념을 치느냐만이 맛의 전부라고 믿었습니다. 좋은 배추, 신선한 무, 영롱한 빛깔의 고춧가루 같은 '내용물'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었지요.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봄과 여름, 가을과 겨울이라는 수많은 계절의 .. 2026. 6.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