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리추얼1 시각적 궤적을 큐레이션하다 : 손때 묻은 '소지품(EDC, Every Day Carry)'의 수평 정렬 창문 너머로 흘러드는 공기의 결이 며칠 새 몰라보게 차분해졌습니다. 피부 끝에 닿는 습도가 자취를 감추고 가을 특유의 서늘하고 건조한 기운이 방 안 가득 낮게 깔리기 시작하는 계절이지요. 투명하고 건조한 공기는 일상의 오감을 한층 더 예리하게 일깨우곤 합니다. 공기 중의 수분이 사그라들면서 사물들이 가진 본연의 질감과 표면의 감촉이 손끝으로 훨씬 더 또렷하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여름날의 눅눅한 습기가 사라진 자리에 찾아오는 이 서늘함은 매일 들고 다니는 소지품들의 표면에도 미세한 변화를 만들어냅니다.가죽 지갑은 수분을 털어내며 특유의 매끄럽고 단단한 질감을 드러내고, 황동 열쇠고리나 만년필의 금속 표면은 차가운 본래의 물질성을 되찾곤 하지요. 하지만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저녁, 주머니 속 사물들이 탁자.. 2026. 9.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