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식키보드1 손가락 끝의 반발력을 조율하다 : 기계식 키보드의 스위치 핑(Ping) 소음과 촉각적 피드백 그날따라 글은 단 한 줄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마감 시간은 자정을 향해 가차 없이 달리고 있었고, 모니터 화면 위의 커서는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서늘하게 깜빡거리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이 엉켜있을 때 흔히 그렇듯, 나는 그 모든 지체와 침묵의 원인을 내 빈곤한 영감 대신 손가락 끝에 닿아있는 투박한 키보드 탓으로 돌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당시 내 책상 위를 차지하고 있던 것은, 예전에 사무실 찬장 구석에서 대충 주워 온 정체불명의 저가형 기계식 키보드였습니다. 구매할 때는 나름대로 글 쓰는 맛을 내보겠답시고 샀던 물건이었지만, 시간이 지나 감각이 예민해질수록 그 녀석은 고문 기구에 가까워져 있었습니다. 손가락을 내리누를 때마다 축축하고 찌걱거리며 얹히는 둔탁한 저항감도 문제였지만, 진짜.. 2026. 10.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