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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티크2

형광등을 끄면 비로소 시작되는 감성 살림 : 늦여름 밤, 서늘한 바람과 함께 향을 켜는 시간 삼복더위의 맹렬한 기세도 해 질 녘이 되면 한풀 꺾이고, 창문 너머로 결이 달라진 서늘한 밤바람이 슬그머니 스며드는 늦여름의 길목입니다. 낮 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열기가 식어가고 하늘이 어스름한 보랏빛과 남빛으로 물들어갈 때, 실내를 감싸는 공기 역시 낮과는 전혀 다른 차분하고 깊은 결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소란스러웠던 하루의 소음이 저무는 이 무렵은 천장의 주광색 형광등을 단호하게 끄고, 조그마한 스탠드 조명과 은은한 향을 피워 올리는 야간 살림의 리추얼을 시작하기에 가장 다정하고 정갈한 순간입니다.우리는 흔히 집 안을 항상 밝고 환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관성 때문에 무심코 천장의 메인 조명을 켜두곤 합니다. 하지만 눈을 감기 전까지 머리 위에서 직사로 쏟아지는 주광색의 강한 빛은, 낮 동안 무더위와 .. 2026. 8. 23.
눅눅한 락스 냄새 대신 '뽀송한 바람길'을 냅니다 : 장마철 묵은 짐을 덜어내는 비움 살림학 창밖으로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붓는 장마철이 찾아오면 집 안 전체에는 눅눅하고 묵직한 수분감이 수의처럼 낮게 깔리곤 합니다. 바짝 마르지 않는 빨래는 축축한 냄새를 품고 공기마저 손으로 쥐어짜면 수분이 툭툭 떨어질 듯 무겁게 가라앉는 계절입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간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묵은 물건들의 표면은 더욱 매캐하고 답답한 시각적 소음을 뿜어내며 일상의 감각을 짓누르기 마련입니다.습도가 높은 장마철일수록 꽉 막힌 공간에 필요한 것은 강렬한 화학 향이나 락스 냄새가 아니라, 물리적 지분을 차지하고 있던 묵은 짐을 덜어내어 공기가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근사한 바람길을 터주는 수공업적 비움의 절차입니다. 결연한 마음으로 옷장 문을 넓게 열어젖히는 것으로 .. 2026. 8.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