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바람길1 눅눅한 락스 냄새 대신 '뽀송한 바람길'을 냅니다 : 장마철 묵은 짐을 덜어내는 비움 살림학 창밖으로 장대비가 주룩주룩 내리붓는 장마철이 찾아오면 집 안 전체에는 눅눅하고 묵직한 수분감이 수의처럼 낮게 깔리곤 합니다. 바짝 마르지 않는 빨래는 축축한 냄새를 품고 공기마저 손으로 쥐어짜면 수분이 툭툭 떨어질 듯 무겁게 가라앉는 계절입니다.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공간 구석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묵은 물건들의 표면은 더욱 매캐하고 답답한 시각적 소음을 뿜어내며 일상의 감각을 짓누르기 마련입니다.습도가 높은 장마철일수록 꽉 막힌 공간에 필요한 것은 강렬한 화학 향이나 락스 냄새가 아니라, 물리적 지분을 차지하고 있던 묵은 짐을 덜어내어 공기가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근사한 바람길을 터주는 수공업적 비움의 절차입니다. 결연한 마음으로 옷장 문을 넓게 열어젖히는 것으로 .. 2026. 8.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