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실공기환기1 신체 표면의 무질서를 다듬다 : 아침과 밤, '세면대' 위 스킨케어 기물 큐레이션 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내고 돌아와 마침내 사회적 역할이라는 무거운 외피와 갑옷을 벗어던지는 곳은 침실도 거실도 아닌, 오롯이 작고 고요한 욕실의 세면대 앞입니다. 세면대 문을 가만히 닫는 순간 타인의 시선과 세상의 번잡한 소음은 단호하게 차단되고, 오롯이 나만의 호젓한 정적과 온전한 안식의 순간이 찾아오곤 하지요. 거울 속 벌거벗은 얼굴을 마주하는 그 짧은 찰나의 시간은, 하루 중 가장 은밀하면서도 나 자신에게 솔직해질 수 있는 진실한 순간입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이 신성해야 할 공간은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튜브들이 미학적 고려 없이 뒤엉켜 있고, 습기 찬 상판 위로 기한을 알 수 없는 크림 용기들이 위태롭게 서 있는 혼란의 무대가 되기 십상입니다.캡이 반쯤 열린 치약 튜브에서는 습기 찬 욕실의 불쾌.. 2026. 9.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