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전부채살1 황금빛 놋그릇이 전하는 서늘한 안식 : 여름밤, 나를 다독이는 냉메밀과 육전 이야기 유난히 눅눅하고 질척이는 여름 바람이 거실 창문을 넘어 들어오는 밤이면, 몸도 마음도 푹 적신 솜이불처럼 기분 좋게 무거워지곤 합니다. 찌는 듯한 더위에 지쳐 입맛은 진작에 자취를 감추었고, 저녁 밥상을 차려내는 일조차 커다란 숙제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지요. 그렇다고 뙤약볕을 뚫고 나가 유명 국숫집 앞에 길게 줄을 서며 땀 한 바가지 쏟아내거나, 근사한 한정식집의 후덜덜한 차림표 앞에서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문득 찬장 깊은 곳, 조용히 숨을 죽이고 있던 황금빛 놋그릇 몇 개가 떠올랐습니다. 묵직하고 단정한 그릇을 꺼내 손으로 가만히 쓸어내리니, 차가운 금속 특유의 서늘함이 손바닥을 지나 지친 마음 끝까지 아련하게 퍼져나갑니다.그 순간 마음 먹었습니다. 오늘 밤은 나만을 위한, 혹은 사.. 2026. 8.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