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카페1 입술이 닿는 3밀리미터의 다정함 : 식어가는 찻물과 우드 트레이의 수평학 사은품 머그잔의 테러와 입술 끝에서 분쇄되는 미식의 오라어느 평일 오후, 분주하게 키보드를 두드리다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차 한 잔을 우려내던 때입니다. 찬장 깊은 곳에서 손에 잡히는 대로 꺼내 든 것은, 몇 년 전 어느 금융기관 행사에서 사은품으로 받아온 투박하고 두꺼운 로고 박힌 머그잔이었습니다. 팔팔 끓인 차를 따라 마시는 순간, 차의 고유한 향을 즐기기도 전에 제 감각을 사로잡은 것은 둔탁하기 짝이 없는 잔의 테두리였습니다.입술이 잔에 닿는 순간, 마치 두꺼운 고무판을 깨물고 있는 듯한 답답한 감촉이 밀려왔습니다. 잔의 벽면이 지나치게 두껍다 보니 차의 온도는 입술에 전달되기도 전에 도중에 어설프게 식어버렸고, 둔탁한 구경(口徑) 때문에 음료는 혀 전체로 부드럽게 퍼지지 못한 채 혀 중앙으로 울.. 2026. 10.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