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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돌보는시간23

밤에도 섭씨 30도? : 발끝은 소름, 목구멍은 새콤! 열대야 때려잡는 찬물 족욕 & 얼음 매실차 일기 해가 지면 좀 살만해져야 하는 게 대자연의 이치이자 섭리이건만, 요즘 밤 날씨는 도무지 타협이라는 걸 모릅니다. 창문을 열면 시원한 밤바람 대신 온열 히터를 강풍으로 틀어놓은 듯한 열기가 거실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지요. 침대에 누워있으면 방바닥과 매트리스가 내 체온을 흡수해서 반사하는 건지, 아니면 바닥에서 자체 발열을 하는 건지 분간이 안 갈 정도입니다. 밤 10시가 넘었는데도 기온이 덜덜 떨리기는커녕 푹푹 삶아지는 열대야의 기세 앞에, 이불을 던졌다가 다시 덮었다를 무한 반복하는 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에어컨을 밤새 틀어놓자니 내일 아침 감기 기운과 냉방병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끄자니 5분 만에 땀으로 범벅이 되는 이 사국! 이 지독한 잠 못 이루는 밤을 완벽하게 길들이기 위해, 저는 오늘 밤 살림.. 2026. 8. 28.
바깥은 찜통, 거실은 천국 : 에어컨 바람 아래 누리는 럭셔리 과일 셔벗 & 하이볼 일기 달력을 보면 분명 가을의 길목이라는 처서가 코앞이라는데, 창문을 1cm만 살짝 열어보아도 얼굴로 밀려드는 바람은 정직하게 한증막 사우나 그 자체입니다. "가을이라며! 가을이라 매! 도대체 단풍은 언제 구경하는데!" 하고 하늘을 향해 주먹을 쥐고 유쾌하게 소리치고 싶을 만큼 지독하고 습한 폭염이 기세를 부리는 날들의 연속이지요. 도로 위 아스팔트는 아지랑이를 피워 올리고, 5분만 걸어가도 티셔츠가 등판에 찰싹 달라붙는 이런 날에는 괜히 계절을 앞서가겠다고 트렌치코트를 만지작거리며 감성 타령을 하기보다는, 에어컨을 최강 풍량으로 빵빵하게 틀어둔 거실 한복판에서 몸과 마음을 가장 서늘하게 식혀주는 것이 진정한 살림의 지혜이자 가장 완벽한 피서가 아닐까 싶습니다.주말 오후, 밖으로 단 한 걸음도 나가지 않겠다는.. 2026. 8. 26.
'내년에 또 입을 수 있을까?' 걱정 끝 : 한 끗 차이로 옷감 수명 늘리는 여름 옷 이별식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서서히 물러가고,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바람에서 제법 서늘한 가을의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의 길목입니다. 한여름 내내 땀과 습기 속에서 우리 피부에 가장 가까이 닿아 시원함을 선물해 주던 가벼운 리넨 셔츠와 반팔 티셔츠, 그리고 하늘거리는 원피스들도 이제 자기 자리로 돌아갈 준비를 할 때가 되었지요.계절이 바뀔 때 행하는 옷장 정리는 단순히 옷을 넣어두는 살림 노동을 넘어, 지났던 한 계절을 다정하게 배웅하고 새 계절을 맞이하는 일종의 정갈한 의식과도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가을이 오면 여름옷을 대충 빨아서 옷장 깊숙이 밀어 넣었다가, 이듬해 여름옷상자를 열고 경악을 금치 못하곤 합니다. 목덜미가 노랗게 변색되어 있거나, 겨드랑이 쪽에 얼룩이 얼룩덜룩 남아있고, 옷감이 꿉꿉한.. 2026. 8. 25.
입안 가득 터지는 제철 무화과의 유혹 : 놋그릇에 차려내는 늦여름과 가을 사이, 폼 나는 감성 브런치 낮 동안 머리 위를 가만히 스치던 햇살의 결이 하루가 다르게 확연히 달라지고, 창문 너머 불어오는 바람 끝에 살그머니 서늘한 가을의 기운이 묻어나는 계절의 문턱입니다. 푹푹 찌던 삼복더위의 기세에 밀려 그저 얼음 띄운 냉수나 차가운 면발만 찾던 여름날이 저물어가고, 이처럼 계절이 오묘하게 교차하는 환절기가 찾아오면 우리 식탁 위로 올라오는 재료들의 색감과 질감 역시 은근하고 다정하게 새 옷을 갈아입기 시작하죠. 한여름의 타오르던 열기를 온몸으로 견뎌내고, 늦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마침내 가장 무르익은 묵직한 단맛을 뿜어내는 과일! 바로 과일 가게 입구에서부터 짙은 보랏빛 존재감을 과시하는 '무화과(無花果)'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주말 아침, 창가로 스며드는 서늘한 가을바람에 기분 좋게 눈을 뜨고 찬장을 열.. 2026. 8. 24.
형광등을 끄면 비로소 시작되는 감성 살림 : 늦여름 밤, 서늘한 바람과 함께 향을 켜는 시간 기승을 부리던 삼복더위의 맹렬한 기세도 해 질 녘이 되면 한풀 꺾이고, 창문 너머로 제법 결이 달라진 서늘한 밤바람이 슬그머니 스며드는 늦여름의 길목입니다. 낮 동안 온 세상을 뜨겁게 달구며 피어오르던 찌는 듯한 열기가 차분하게 식어가고, 저 멀리 하늘이 어스름한 보랏빛과 남빛으로 몽글몽글 물들어갈 때면, 집안을 감싸고 있던 공기 역시 낮과는 전혀 다른 차분하고 깊은 결을 갖추기 시작하죠. 소란스러웠던 하루의 소음이 하나둘 저물어가는 이 무렵이 되면, 저는 일상 속에서 가장 다정하고 정갈한 나만의 밤의 의식을 시작하곤 합니다. 바로 천장에 붙어있던 주광색 형광등을 단호하게 끄고, 조그마한 스탠드 조명과 은은한 향을 피워 올리는 일입니다.우리는 흔히 집안을 밝고 환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무심코 천장의.. 2026. 8. 23.
건조기 시대에 굳이 풀 먹여 다림질하는 사연 : 구겨진 마음에 뜨거운 스팀 팍팍 주는 법! "솔직히 고백하자면, 요즘 같은 세상에 옷이나 찻잔 받침에 '풀을 먹여 다림질한다'는 말을 들으면 십중팔구 이런 반응이 돌아옵니다. '아니, 세탁기가 알아서 빨아주고 건조기가 주름까지 대충 펴주는 시대에 대체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가내수공업을 하고 계신가요?' 하고 말입니다."맞는 말씀입니다! 스마트폰 버튼 하나만 딸깍 누르면 로봇 청소기가 돌아가고, 구김 방지 기능이 탑재된 최첨단 가전제품들이 수두룩한 21세기에, 굳이 쌀가루나 옥수수 전분을 개어 만든 풀물에 천을 적시고 스팀다리미를 꺼내 드는 행위는 지극히 비효율적이고 지독하게 번거로운 '사서 고생'처럼 보일 수 있지요. 하지만 한 번이라도 살짝 풀을 먹여 뼛속까지 팽팽하게 다려낸 리넨 테이블보 위에 찻잔을 올려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그 .. 2026. 8. 6.